춤을 배우면서 수없이 틀렸다. 처음엔 변명했다. "이건 내 몸 구조가 달라서", "이건 원래 어려운 거야." 합리적인 설명을 찾아서 불편함을 덮었다.
"동작이 안 나오는 건 원인이 있어요. 근데 그게 뭔지 지금은 몰라도 돼요."
선생님은 그렇게 말했다. 몸은 거짓말을 못 한다. 변명을 해도 동작은 안 나왔다.
"모르면 틀리고, 틀리면 보여요. 그게 다예요."
다양한 현상에는 핵심 원리가 있고,
그 원리는 결국 하나로 귀결된다
전이 학습(Transfer Learning)은 보통 AI의 개념으로 알려져 있다. 사전 학습된 모델이 다른 도메인에서도 빠르게 적응하는 것. 그런데 이 원리는 인간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다.
다양한 도메인과 경험 속에서 원리를 깨우치면, 그 원리와 비슷한 구조를 가진 새로운 것을 맞닥뜨렸을 때 훨씬 빠르게 배우고 흡수할 수 있게 된다.
일론 머스크가 로켓, 전기차, 뇌-컴퓨터 인터페이스를 넘나들며 각 분야에서 빠르게 전문성을 키울 수 있었던 것도 같은 이유다. 그는 분야를 배우는 게 아니라, 원리를 배우는 사람이었다.
어려운 개념을 쉽게 설명할 때 우리는 비유를 사용한다. "전기는 물이 흐르는 것과 같아." 인간의 뇌는 기본적으로 유추(analogy)로 학습하기 때문에 이 방식은 효과적이다.
하지만 여기에 함정이 있다. 비유는 닮은 부분만 가져오고, 다른 부분은 버린다. 전기를 물로 비유하면 전압과 전류는 이해할 수 있지만, 전자의 양자적 거동은 영영 이해하기 어렵게 된다.
"아, 이해했어!" 라는 느낌이 오는 순간이 가장 위험하다. 그건 이해한 게 아니라, 친숙함을 느낀 것일 뿐이다.
감정적으로 만족스러운 순간, 뇌는 탐색을 멈춰버린다. 비유에서 멈추면 본질 이해의 방해물이 된다.
제 1원칙 사고(First Principles Thinking)는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. 비유로 배우는 것과 분해로 배우는 것은 근본적으로 다르다.
"기존에 이렇게 했으니까,
이것도 이렇게 하면 되겠지"
"이게 근본적으로 왜 작동하는 거야? 가장 밑에 뭐가 있어?"
분해를 통해 도달한 원리는 도메인을 초월한다. 그리고 하나 더 — 원리를 언어화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전이의 속도를 결정한다.
몸으로만 알면 → 비슷한 것만 전이된다
말로 설명할 수 있으면 → 완전히 다른 도메인까지 전이된다
비유에 머물지 않고 원리까지 파고드는 데는 하나의 태도가 필요하다. "분명한 원인이 있을 것이다"라는 전제.
어떤 사람이 화를 내든, 몸이 뜻대로 안 움직이든 — 모든 현상에 대해 "반드시 원인이 있다"고 전제하면 뇌는 자동으로 원인 탐색 모드로 전환된다.
이 신념이 없는 사람은 라벨을 붙이고 탐색을 종료한다. "저 사람 원래 저래", "오늘 컨디션이 별로네". 원인을 찾지 못했을 때, "아직 내가 못 찾은 것"으로 받아들이느냐, "원인이 없는 것"으로 처리하느냐. 그 차이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.
내가 모른다고 해서, 그것이 존재하지 않는 게 아니다.
춤을 배우면서 수없이 틀렸다. 처음엔 변명했다. "이건 내 몸 구조가 달라서", "이건 원래 어려운 거야." 합리적인 설명을 찾아서 불편함을 덮었다.
"동작이 안 나오는 건 원인이 있어요. 근데 그게 뭔지 지금은 몰라도 돼요."
선생님은 그렇게 말했다. 몸은 거짓말을 못 한다. 변명을 해도 동작은 안 나왔다.
"모르면 틀리고, 틀리면 보여요. 그게 다예요."
결국 반복을 통해 깨달았다. 동작이 안 나올 때마다 이유를 찾기 시작했다. 무게 중심의 위치, 호흡의 타이밍, 시선의 방향. 찾으면 또 틀리고, 그러면 다른 게 보였다.
모르면 틀리고, 틀리면 보이고, 보이면 원인을 찾고. 이 사이클을 수천 번 반복한 것이 지금의 사고방식을 만들었다.
춤은 단순한 취미가 아니었다. 인식론적 훈련장이었다.
그리고 이 태도가 코딩에서도, 사람 관계에서도, 어떤 새로운 도메인에서도 동일하게 작동한다는 것을 알았다. 원인을 찾는 훈련은 전이된다.
전이 학습이 빠른 사람들의 공통점은 하나다. 도메인마다 같은 질문을 던진다.
"이게 왜 일어났어?"
댄스에서도, 코딩에서도, 사람 관계에서도. 질문이 같으면 원리가 보이고, 원리가 보이면 어디서든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.
비유에서 멈추지 않는 것. 친숙함을 이해와 착각하지 않는 것. 원인이 없다고 포기하지 않는 것. 이 세 가지가 인간 전이 학습의 실체다.
당신이 지금 빠르게 배우지 못한다고 느끼는 분야가 있다면 — 분야가 문제가 아닐 수 있다. 질문이 다른 걸 수도 있다.